성장해도 손해? 기업이 어른 되기를 두려워하는 이유
‘피터팬 증후군(Peter Pan Syndrome)’은 성장을 거부하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심리적 경향을 말합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이 사람뿐 아니라 기업 사회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최근 정부가 중소기업 매출 기준을 10년 만에 상향 조정하면서 약 500여 개 기업이 다시 중소기업으로 재분류될 예정입니다. 이는 기업들이 '졸업'을 꺼려했던 구조적 문제를 완화하려는 조치인데요. 이번 글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경제판 피터팬 증후군'과 연결 지어 분석해 보겠습니다.
1. 중견기업이 되면 혜택이 사라진다
현재 중소기업은 세제 감면, 정책 자금, 정부 지원사업 등 다양한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매출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중견기업으로 분류되어 모든 혜택이 사라집니다.
이로 인해 일부 기업은 고의적으로 성장 속도를 늦추거나 매출을 조절하는 기형적인 전략을 선택하게 됩니다. 이러한 행동은 기업 생태계 전체의 성장 사다리 단절로 이어져, 장기적인 경쟁력 저하를 초래합니다.
2. 매출만 늘고 수익은 그대로, 졸업이 독이 되다
알루미늄, 니켈 등의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일부 제조업체들은 이익 증가 없이 명목상 매출만 증가한 상황에 처했습니다. 매출이 1500억 원을 넘었다는 이유로 중견기업이 되었지만, 실제로는 부담만 커진 셈입니다.
이처럼 ‘수익성 없는 성장’이 졸업 요건이 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성장이 오히려 위협요소로 작용하게 됩니다. 이 또한 경제적 피터팬 증후군의 원인이죠.
3. 제도 개편으로 '성장 사다리' 복원할까
정부는 이를 해결하고자 중소기업 기준을 업종별로 조정했습니다. 예를 들어, 금속 제조업은 매출 1800억 원까지, 자동차 부품업은 1200억 원까지 중소기업 지위를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이번 개편으로 약 573만 개 기업이 혜택을 보게 될 전망이며, 중견기업으로 졸업해야 했던 약 500여 개 기업도 중소기업으로 되돌아올 수 있습니다. 이는 기업이 성장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드는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결론: 어른이 되어도 괜찮은 사회를 위하여
피터팬이 네버랜드에 머무는 동안 세상은 변해갑니다. 개인도,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성장을 미루는 동안 기회는 사라지고, 경쟁력은 약화되죠.
피터팬 증후군은 단지 심리학적 개념에 그치지 않고, 제도 설계와 경제 구조에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기업이 성장해도 손해 보지 않는 환경, 졸업이 불이익이 되지 않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정부의 이번 조치가 기업들에게 '성장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경제 전반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이제는 피터팬 기업도 진짜 어른 기업으로 탈바꿈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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